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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발상으로 요리를 미식의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셰프 【Installation Table ENSO L'asymetrie du calme】
2025/4/6

섬세하면서도 대담한 발상으로 요리를 미식의 정점으로 끌어올리는 셰프 【Installation Table ENSO L'asymetrie du calme】

조용한 주택가의 한켠, 가나자와의 사이가와 강 인근에 자리한【Installation Table ENSO L'asymetrie du calme】. 유럽에서 실력을 갈고닦고, 프렌치 이노베이티브로 불리는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 도이 마코토 씨의 중심에는 섬세하고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는 일본 요리의 정신이 있다. 요리와 그릇이 조화를 이루는 유일무이한 공간을 창조해낸다. 식재료를 엄선하는 도이 셰프에게 요리와 마주하는 방식, 공간 연출에 대한 철학에 대해 물었다.

와시 장인을 꿈꾸다 일본 요리의 길로. 요리와 그릇이 하나 된 아름다움에 이끌리다

ーーー요리사가 되기 전에는 와시(일본 전통 종이) 장인을 목표로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와시 장인 견습을 시작해 보니 잘 맞지 않아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향해 나아가는 동창들을 보며, ‘나는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라는 고민을 했고,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인생에 있어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ーーー그 이후 어떻게 요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나요?

와시 장인의 견습생에서 시야를 넓히기 위해 일본 요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요리의 재미를 깨닫게 되었죠. 일본 요리는 전통이 있고, 젓가락을 드는 법이나 국물을 내는 방식 등 동작 하나하나에도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료테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그릇을 갖추고 있으며, 어떤 그릇에 요리를 담아내는지 ‘보여주는 방식’이 아주 중요합니다. 일본 요리의 ‘그릇과 요리가 하나’라는 사고방식은 지금의 제 요리 철학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요리를 시작하고 나서 ‘나는 요리의 길을 걸어야한다’는 확신이 들었고, 수련 자체는 힘들었지만 매우 즐거웠습니다. 위계질서도 엄격했지만, 제가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강한 멘탈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ーーー그 당시부터 프랑스 요리에 관심이 있었나요?

일본 요리 특유의 계절감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한 연출이나,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심플한 조리법에 매력을 느끼고 있었지만, 일본 요리로는 익힐 수 없는 기술을 습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료테이에서 근무하면서 쉬는 날에는 프렌치나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프랑스 요리를 시작했을 때는 일본 요리와의 차이에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요리는 재료의 맛을 최대한 끌어내고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는 “뺄셈의 요리”라고 하는데, 프랑스 요리는 다양한 식재료와 조미료를 겹겹이 쌓아 새로운 맛과 식감을 만들어내는 “덧셈의 요리”라 완전히 반대되죠. 프랑스 요리점에서 일하면서 셰프도 맡았고 경험도 쌓았기 때문에, 저희 가게의 요리에도 물론 프랑스 요리의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전통적인 프랑스 요리와는 전혀 다릅니다.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그저 제 요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유럽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다

ーーー해외에서도 수련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직접 제 눈으로 보고 체험해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유럽으로 건너갔습니다. 해외 셰프들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요리를 만드는지에 대한 관심이 컸죠. 요리를 만드는 데 있어 사고방식이나 주방 운영 방식 등은 아무래도 사람에게서 직접 받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현지에 가서 만난 셰프들은 식재료에 대한 집요한 탐구심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북유럽은 일본에 비해 수확할 수 있는 식재료가 한정되어 있어서 그런지, 제한된 재료를 얼마나 깊이 있게 다루는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도시보다는 오히려 시골 레스토랑이 그 지역의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에 더 많은 고집과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인상에 남았고요. 스위스를 비롯해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등 저의 감성을 자극한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그 지역의 재료를 사용해 자연스러운 상태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은 지금 제 요리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ーーー귀국 후에는 출국 전과 비교해 마음가짐에 변화가 있었나요?

귀국 후 일단 도쿄로 돌아갔고, 도쿄에서 셰프로 일하지 않겠냐는 제안도 받았습니다. 물론 전국의 식재료가 모이는 도쿄는, 항상 최고의 식재료로 요리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정말 훌륭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외 경험을 통해 다시금, 특정 지역의 문화와 풍토를 더욱 민감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고, 그런 자연과 계절의 흐름에 따라 요리를 할 수 있는,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장소에서 요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어 직접 가게를 열 장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ーーー수많은 지역 중에서 가나자와를 선택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신선한 생선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해산물이 풍부한 세토 내해(오노미치)나 가나자와 중 한 곳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가나자와를 방문해 노토 반도를 둘러보는 동안, 바다와 산이 주는 풍부한 식재료에 매료되었고, 가나자와는 여러 생산지와도 가까워 생산자를 바로 만나러 갈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한, 전통 문화나 공예품, 역사적 건축물 등 다양한 전통과 현대가 융합된 매력이 있으면서도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활동하기에도 편리해 가나자와에서 오픈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ーーー매장 내부는 나무의 따뜻함과 레트로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멋스럽네요.

이 건물은 원래 메이지 시대에 지어진 재봉 학교였다고 합니다. 우연히 발견하게 되어 마음에 들었고, 그 당시의 멋을 그대로 살려 가게로 리노베이션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골동품을 자주 접할 기회가 있었고, 새로운 물건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새겨진 깊이와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름다움에 더 큰 매력을 느껴왔어요.

ーーー가게 이름의 유래를 알려주세요.

가게 이름인【Installation Table ENSO L'asymetrie du calme(인스텔레이션 테이블 엔소 라시메트리 드 클렘)】에서 “엔소”는 소금으로 간한 정도의 소박한 맛을 의미하는데, 저는 요리에서 단순함을 소중히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실제 요리는 단순함에서 조금 멀어졌을지도 모르지만요(웃음). 그래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심플한 요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제 안에 뿌리 깊게 있습니다.

또한, 표현하고 싶은 것을 “엔소”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다고 느껴서, 좌우 비대칭을 의미하는 “라시메트리”, 그리고 정적을 뜻하는 “클렘”이라는 단어도 함께 조합했습니다. “인스텔레이션”은 공간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체험하게 한다는 예술 용어인데, 손님들께서 요리사의 발끝까지 보이는 주방 가까이에서 냄새와 소리까지 모두 포함해 즐기실 수 있도록 하고 싶은 바람을 담았습니다.

생동감을 소중히 여기며, 현실감 있는 식의 세계를 표현하다

ーーー오픈 이후 지금까지는 어떠셨나요?

오픈 후 약 1년 반 정도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경영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어 주변으로부터 부정적인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한 손님이 “이 가게는 반드시 사람들이 찾아오게 될 거예요”라고 말씀해 주셨고, 그 말이 큰 힘이 되어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정진해 왔습니다.

ーーー지금까지 요리를 해오시면서, 스스로 성장했다고 느낀 점이 있으신가요?

무엇보다도 손님들이 먼저 즐기시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지만,  +α로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테크닉이나 기술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감각을 전달하기 위해 저 자신은 물론이고 손님의 미각 또한 함께 개발해나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머릿속에 그린 요리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매일 정진하고 있습니다.

ーーー요리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식의 세계를 표현하려고 늘 의식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실감 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이죠. 저희 가게는 크지 않은 공간으로 손님과의 거리도 가까우며, 손님과 주방 사이를 가로막는 벽도 없습니다. 오픈 키친에서 조리 과정을 직접 보시면서 공간 전체를 함께 즐기실 수 있도록, 생동감이 느껴지는 공간 연출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ーーー글자가 있는 메뉴판을 두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가게의 요리는 각각 이름을 붙이지 않고 흑백 일러스트로 표현하여, 그 그림들을 조합한 패널을 각 테이블에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그림으로 메뉴를 준비하게 된 이유는 손님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기대감을 높이는 설렘 가득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엔 어떤 요리가 나올까’ 하는 이야기꽃도 피우고, 그 자체가 즐거움의 시작이 되며, 기대감도 자연스럽게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코스 요리는 10가지 이상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계절 변화에 따라 한 가지 요리만 변경할 경우에도 그림 한 장만 바꾸면 되니 식재료 수급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받은 자극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요리의 형태를 추구하다

ーーー요리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어떻게 신경 쓰고 계신가요?

키타오지 로산진의 말 중에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저는 그 말이 정말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요리를 수련하던 시절, 료테이에서는 실제 로산진의 그릇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솔직히 그릇만 봤을 때는 그 가치가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리를 그릇에 담는 순간, 완전히 어우러지며 요리의 아름다움이 단숨에 빛나는 것을 보고, 요리와 그릇의 조화는 결코 빠질 수 없는 요소라고 느꼈습니다. 키타오지 로산진의 그릇은 누가 플레이팅을 해도 예쁘게 완성돼요! 저는 이것이 좋은 그릇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그릇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일본 요리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저에게 큰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ーーー요리의 영감은 어떻게 얻으시나요?

가장 큰 영감은 역시 생산자분들을 직접 만나는 데서 옵니다. 오늘 준비한 디저트는 손님 앞에서 밀랍을 나이프로 깎아 꿀과 함께 제공했는데, 이 아이디어는 양봉가를 방문했을 때 떠오른 것이었습니다. 현장에서 코움허니(벌집꿀)를 바로 맛보았는데, 그 맛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평소 먹던 꿀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바뀌었어요. 물론 맛 자체도 훌륭했지만, 벌집에서 바로 먹는 경험은 시각적인 신선함도 더해져 감동이 더욱 깊었습니다.
또한 실제로 산지에 가서 보고, 만져보는 것뿐 아니라, 생산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떠오르는 아이디어도 많습니다. 그리고 단지 그 순간의 영감뿐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나온 사람들, 재료, 사고방식이나 기술들이 그 순간순간의 영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축가나 도자기 작가 등 다른 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극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건축가 분과 대화를 하던 중에 알게 된 건, 요리와 집 짓기가 꽤 닮아 있다는 점이었어요. 집을 짓는다는 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바람이나, 지어질 장소의 풍경 등을 고려하면서 콘크리트나 목재 같은 건축 자재를 사용해 ‘집’이라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이잖아요. 요리도 마찬가지로, 예산 등을 고려하면서 채소나 고기, 생선 같은 식재료를 어떻게 맛있게 조리해 하나의 형태로 완성할지를 고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업종이라고 해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정말 많이 배우게 됩니다. 저는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시는 분들의 작업 공간에 찾아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완성된 그릇도 있습니다.

요리인으로서, 사라져 가는 자원과 환경을 지키고, 남기고 싶다

ーーー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들려주세요.

지진 피해를 직접 목격하면서, 생산자분들이나 공예에 종사하시는 작가분들 중에도 폐업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신 현실을 보고, 요리인으로서 음식과 요리 기술을 통해 이시카와의 좋은 것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앞으로 이 지역의 풍부한 자원과 환경을 지켜나가기 위해, 요리 장르나 기업의 경계를 넘어 모두가 함께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눈앞에 있는 사토야마(산과 들), 밭, 바다 등 각각이 가진 소중한 자원과 자산들을 그동안 너무 소홀히 여겨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 많은 자산들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눈앞의 자원에 더 많은 마음을 쏟고, 그 가치를 다시 확인해야 하며, 생산지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체감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차례나 큰 재해를 겪은 노토에서 음식점을 지켜온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습니다. 저 역시 변화하며 살아가고 있고, 살아 있는 한 계속해서 변해가고 싶습니다. 시대와 함께 살아가며, 그때그때 만나는 모든 인연과 재료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요리를 해 나가고자 합니다.

ーーー마지막으로, 도이 님께 있어서 ‘맛있다’란 무엇인가요?

손님들께는 단순히 맛뿐만 아니라, 요리 중 들리는 소리나 향기까지 포함해 오감을 통해 즐기시길 바랍니다. 서비스 스태프의 요리 설명까지도 포함해서 모든 요소를 함께 맛보고 감동을 느낄 때, 비로소 ‘맛있다’는 감정이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맛있다’를 손님의 눈과 귀, 그리고 마음에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그것이 저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요리가 만들어지는 모습부터 제공되는 순간까지, 그 장소, 그 순간을 즐기실 수 있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고 있으니, 꼭 이 공간에서 ‘맛있다’를 체감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긴 가게 이름에는 도이 씨의 “고요한 이 공간에서, 심플하게 재료 본연의 맛을 추구하며 요리를 포함한 전체 공간을 체험해 주었으면 한다”는 바람이 담겨 있다. 산지에서 느낀 감각을 소중히 여기며, 도이 씨의 날카롭게 다듬어진 감성으로 탄생한 요리 하나하나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답다. 생산자와 토지에 대한 도이 씨의 진지한 마음이 깃든【Installation Table ENSO L'asymetrie du calme】는 호쿠리쿠・가나자와의 매력을 가득 담은, 세계에 자랑할 만한 명점으로 앞으로도 많은 손님들에게 감동을 전해줄 것이다.

취재・글 / 사다 유카
편집 / AutoReserve Magazine 편집부
촬영 / 나카오카 아즈사

점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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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세계에 자랑하는 일본의 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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