ーーー일본요리【타게츠】의 특징과 철학에 대해 들려주세요.
일본 요리에서는 사시사철의 식재료나 조리법에 따라 다시를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코스 요리 안에서도 요리마다 다른 다시를 사용하며, 여러 종류의 다시를 조합하기도 합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일본 요리에 빠질 수 없는 ‘다시’를 손님께서 직접 느끼실 수 있도록, 손님이 도착하신 이후에 한 분 한 분의 다시를 끓여냅니다. 시간을 들여 물에 담가 우려내는 방식의 ‘곤부 다시’의 경우에는 미리 준비해두지만, 뜨거운 물에 짧은 시간 안에 우려내는 ‘가쓰오 다시’는 손님이 오신 후 가쓰오부시를 직접 갈아서 다시를 끓입니다. 갓 끓인 가쓰오 다시는 향이 정말 뛰어납니다. 원하신다면 갓 간 가쓰오부시를 맛보시거나, 곤부 다시와 가쓰오 다시의 맛을 비교해보실 수도 있습니다. 미리 다시를 준비해두는 가게에 비해 요리를 제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갓 간 가쓰오부시의 향은 역시 차원이 다릅니다. 가쓰오부시를 가는 소리, 퍼지는 향기, 다시를 끓이는 모습, 식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다시의 색과 풍미 등을 오감을 통해 즐기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전에 가쓰오부시를 깎고 있을 때 손님 한 분이 “왜 나무를 깎고 있는 거예요?”라고 질문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가쓰오부시의 겉모습이 마치 나무처럼 보여서였던 것 같아요. 일본 요리에서 다시(육수)의 존재는 잘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어떻게 요리의 한 부분이 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모르는 손님도 계십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님에게 지식을 강요하듯이 퍼포먼스나 설명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일본의 식문화인 다시의 기법과 다시를 끓이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시고, 그것을 계기로 일본 요리를 더 가까이 느끼거나 흥미를 가져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ーーー그 밖에도 손님들이 다시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일이 있을까요?
요리를 만들 때는 최대한 손을 많이 대지 않고, 식재료 본연의 맛과 다시의 조화를 통해 표현하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개업 초기에는 오완모노(국물 요리)에 다시에 소금이나 간장을 넣어 간을 맞췄지만 지금은 조미료를 전혀 넣지 않고 만들고 있어요. 종류가 다른 다시를 조합하거나 양을 조절하다 보면 다시마나 가쓰오부시의 양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염도도 올라가지만 동시에 다시의 감칠맛도 더 복합적으로 깊어지게 됩니다. 그 과정 속에서 다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다시의 맛을 더욱 끌어내는 편이 오히려 더 맛있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다시의 향으로 압도하기보다는 함께 사용하는 식재료와의 균형을 고려해서 최적의 농도로 다시를 돋보이게 하는 느낌입니다. 다시가 가진 염도와 감칠맛, 그리고 재료의 맛을 모두 살리면서 서로의 장점을 해치지 않는 균형을 무엇보다 소중히 생각합니다. 오완모노 외의 요리에서는 다시에 소금이나 간장, 미림 등을 넣어 간을 맞추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다시와 재료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조미료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ーーー고집하는 다시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주시겠어요?
다시는 주로 다시마와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를 사용합니다. 곤부(다시마)는 홋카이도나 도호쿠 지역의 진다시마, 그리고 시레토코 반도산 라우스곤부를 사용하며, 물과 뜨거운 물 두 가지 방식으로 각각 우려냅니다. 가쓰오부시는 가고시마현 마쿠라자키시와 시즈오카현 야이즈시의 혼카레부시(숙성 가쓰오부시)를 사용합니다. 깎아낸 가쓰오부시는 72~75℃의 온수로 우려내는 ‘이치반 다시(첫 번째 우린 다시)’와, 여기에 추가로 가쓰오부시를 더해 깊이를 더한 ‘오이 가쓰오(추가 가쓰오 다시)’를 상황에 따라 나누어 사용합니다. 가쓰오의 부위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는데, 등쪽은 향이 좋고 지방이 적어 깔끔한 맛이 특징이고, 배쪽은 지방이 많아 진한 맛이 납니다. 오완모노(국물 요리)에는 냉수로 우린 다시마 육수를 사용하고, 조림류에는 뜨거운 물로 우린 곤부 육수와 가쓰오 육수를 섞는 등, 요리에 따라 다시를 구분해서 사용하거나 여러 다시를 조합하기도 합니다.
또한, 일본 요리에서는 ‘물’도 매우 중요합니다. 예전에는 수소수나 정수기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물을 시도해 보았지만, 지금은 오완모노에는 시라카미 산지의 천연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도가 낮고 미네랄 함량도 적어, 다시의 맛을 보다 맑고 투명하게 표현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ーーー식재료는 어떻게 수급하시나요?
도요스 시장과 산지 직송이 대략 반반입니다. 송이를 제외한 버섯류와 채소는 거의 대부분 생산자로부터 직접 구매하고 있습니다. 시장을 거치지 않는 장점은 유통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신선도가 높고, 가격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죽순은 매년 같은 생산자분께 부탁드리고 있는데, 시장에서 구입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떫은맛이 생기지만, 직접 들여온 죽순은 그대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신선해서 조리법이나 요리의 폭도 훨씬 넓어집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생산자분들과 직접 연락할 수도 있고, 일면식이 없어도 영업력이 있는 농가나 어항(漁港) 쪽에서 먼저 연락을 주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년 스태프들과 함께 버섯 채집을 하러 가는데, 생산자분들과의 교류를 통해 ‘무언가를 만드는 일’에 대한 마음을 직접 느낄 수 있어 저희도 자연스럽게 식재료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ーーー런치와 디너 영업을 모두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점심과 저녁 모두 「높은 퀄리티에 소량/오마카세 스탠다드/오마카세 스페셜」의 3가지 코스를 준비하고 있고, 점심에는 「쇼트 코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일본 요리뿐 아니라 외식 업계 전반의 가격이 점점 오르고 있죠. 「쇼트 코스」를 만든 이유는, 일본 요리를 “왠지 문턱이 높을 것 같다/쉽게 가볼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들께도 우선 가볍게 일본 요리에 접할 기회를 드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일본 요리의 기법을 알아가시고, “조금 더 먹어보고 싶다/일본 요리도 참 좋구나” 하고 흥미를 가져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모든 코스는 흐름은 같지만, 사용되는 재료나 양 등이 달라집니다. 코스를 다 드신 후에도 양이 부족하다고 느끼시는 손님께는 작은 덮밥이나 죽 등을 따로 제공해드리기도 합니다. 예전과는 달리 “코스 요리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고정된 기준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고, 나이, 성별, 식습관에 따라 고객의 니즈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개별적인 요청에 응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이 주로 찾아오시나요?
접대 목적의 손님들도 많고, 해외 손님도 약 30% 정도 계십니다. 저희 가게는 「메이지 신궁」 근처에 위치하고 있고, 결혼식장이 많은 지역적 특성상, 주말에는 양가 상견례나 약혼식, 생일, 돌잔치 등 가족 행사를 위해 방문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점심 시간대에는 아이 동반 입장도 가능하며, 코스를 먹을 수 있는 취학 아동이라면 카운터석에서 식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가족 모두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업 초기에는 저도 직원들도 여유가 없어서, 눈앞의 일에 온 힘을 다해 마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더 손님의 니즈에 맞춰가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미처 해내지 못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는 조리 인원도 늘어나 예전보다 여유가 생겼고,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희 가게는 동시 스타트나 2부제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 손님의 상황에 맞춰 예약을 받고 있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ーーー개방적인 오픈 키친과 일본풍 인테리어가 기분 좋은 공간이네요.
2023년에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해 요리하는 풍경이 자연스럽게 손님의 시야에 들어올 수 있도록 오픈 키친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과한 연출은 좋아하지 않지만, 일본 요리의 역사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연출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카운터에는 계절 꽃을 장식하고, 그릇을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표현합니다. 초여름이 되면 귀뚜라미를 키워서 가게 입구나 내부 옷장에 두어, 그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기도 해요. 처음 오시는 손님 중에는 배경음악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셔서 실제 귀뚜라미 소리라는 걸 알고 깜짝 놀라시기도 합니다 (웃음). 사실 이건 400년 전부터 센노 리큐가 다실에서 행해오던 환대의 방식이에요. 카운터 한쪽에는 다도에서 사용하는 가마를 두고,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직접 말차를 끓여드리기도 합니다.
ーーー요리를 만들 때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본 요리라는 카테고리 안에는 차가이세키나 갓포요리 등이 있습니다. 차가이세키는 원래 다도에서 물이 끓기 전까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시작된 요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도는 가이세키 요리뿐만 아니라 꽃, 서예, 와풍 인테리어 등 일본 문화를 집약한 종합 예술이며, 각각에는 역사적 배경과 고유한 형식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차가이세키의 ‘핫슨(八寸)’과 갓포요리 가게에서 말하는 ‘핫슨’은 이름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그런 역사와 지식을 알고 나서 먹는다면 훨씬 더 깊이 있는 경험이 되겠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일본 요리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즐길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일본 요리에 국한되지 않고, 장르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전통 문화로서의 일본 요리의 기법이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역사나 전통을 이해하지 않으면 즐길 수 없는 요리로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때때로 일본 요리로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음식을 내놓으면 손님이 “이거 새롭네요!”라고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사실은 새로운 요리가 아니라 역사적인 요리랍니다”라며 그 배경이나 요리가 탄생한 이야기를 함께 전하기도 합니다.
전통을 계승하면서 어떻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것인가—이건 요리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하는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새로운 요리를 고안해냈고, 제가 그것을 따라 만든다고 해봅시다. 요리에는 저작권이 없기 때문에 따라 하는 것 자체는 문제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훔친 것 같다’는 감각이 생길 것 같아요. 역사와 전통적인 기법으로 만들어지는 요리 중 하나인 ‘카부라무시(순무찜)’는 일본 요릿집에서 많은 요리사들이 만들고 있지만, 제가 카부라무시를 만들 때는 누구의 기술을 훔쳤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고, 주변 사람들도 그 요리를 훔친 것이라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처럼, 오래된 것에서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거나, 세월을 넘어 계승된 가르침과 기술로부터 새로운 지식을 배워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본 요리의 역사를 이어받고, 그것을 다음 세대로 전해가는 요리사가 되고 싶습니다.
ーーー일본 요리의 역사나 식문화를 이해하면 더욱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네요.
일본 요리에 대해 공부하고 오시는 손님도 계시지만, 특히 외국인 손님에게는 일본 요리의 정확한 뉘앙스를 전달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가게에서는「젖은 젓가락(누레바시 / 濡れ箸)」을 사용하고 있는데, 예전에 이 「누레바시」를 모르시는 손님에게 부정적인 후기를 받은 적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 가게에서는 다시(육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누레바시」에 대해서도 영어로 된 설명문을 준비해두고 있습니다.「누레바시」란, 미리 젓가락을 물에 적셔두는 것으로 손님이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었을 때 젓가락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하거나 젓가락에 불필요한 음식물이나 맛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는 다도에서 주인이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차가이세키를 준비할 때 사용하던 방식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손님으로부터 받은 질문에는 성실히 답변해드리고, 대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이라면 일본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있습니다.
ーーー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고향인 가나가와현 하다노시에서 부모님이 샤브샤브와 스테이크 가게【타게츠】를 운영하고 계셨습니다. 아버지 성함은 모치즈키 타이지, 거기서 두 글자를 따서【타게츠】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초등학생 시절에는 가게에서 설거지를 도우며 자주 일손을 거들었고, 어릴 적부터 요리는 항상 가까운 존재였기에 언젠가는 나도 요리를 하게 될 거란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엔 야구에 빠져 잠시 요리를 잊고 살았던 때도 있었지만, 역시 나의 길은 ‘요리사’라는 생각이 들어 18살 때 요리를 배우기 위해 집을 떠났습니다. 언젠가는 가업을 잇겠다는 마음으로 수련을 시작했고, 뎃판야키와 프렌치 레스토랑을 거쳐【류운안】【겐야텐 하마다야】【갓포 키사쿠】에서 수련을 쌓았습니다.
ーーー수련 시절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지금과는 시대가 달랐기 때문에 위계질서도 엄격했고, 근무 시간도 길어서 어느 가게든 다 힘들었죠. 그래도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거나 일이 싫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요. 오히려 학생 시절 야구에 빠져 지냈던 시간이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웃음). 그래서 그때 단련이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20대 초반에 수련을 시작했던【류운안】에서의 8년 반입니다. 오야카타(주방장)께서는 우라센케(裏千家)가 주최하는 다회에서 제공되는 차가이세키를 담당하셨고, 저도 약 8년간 현장에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손님들에게 차가이세키의 지식을 오야카타가 설명하시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다가 몇 년이 지나자 간단한 설명은 저에게 맡겨주시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때는 초조해서 다도 공부를 열심히 했죠 (웃음). 오야카타께서 하신 말씀 중에 “다도의 세계는 구석구석까지 공부하려 하면 평생을 걸려도 끝이 없다”는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예전에는 차가이세키가 시대의 중심에 있었고, 정진 요리나 향토 요리 등이 집약되어 있어 공부하다 보면 문화적인 배경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그래서 일본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다도를 함께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 거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필요에 쫓겨 시작한 것이었지만 휴일에는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다도 선생님께 지도를 받으며 기모노 입는 법부터 차, 가이세키, 예법까지 20대 안에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류운안】의 오야카타는 현재 80대이시지만, 지금도 우라센케의 요리 지도를 하고 계시는 위대한 분입니다.
그 후 【겐야텐 하마다야】【갓포 키사쿠】에서는 요리에 접근하는 방식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훨씬 폭넓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갓포 키사쿠】에서 수련 중에 어머니의 암이 발견되었고, 아버지는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고향 가게를 닫을 각오를 하셨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저는 어머니가 살아 계시는 동안 독립해 【타게츠】의 간판을 잇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쌓아온 수련을 바탕으로 한다면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그렇게 2013년 일본요리【타게츠】를 개업하게 되었고, 개업 초기에는 어머니를 가게에 모셔올 수 있었고 무척 기뻐하셨죠. 그로부터 3개월 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지만, 제가 가업을 잇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손주도 만나게 해드릴 수 있었던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ーーー독립하신 지금은 젊은 요리사들을 육성하는 입장이신데, 어떤 것을 전해주고 싶으신가요?
저도 오야카타나 선배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아왔기 때문에, 의욕 있는 친구들에게는 제 지식과 기술을 아낌없이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포지션을 2주 단위로 바꾸고 있습니다. 약 3~4주에 한 번 메뉴도 바꾸고 있기 때문에, 같은 메뉴라도 다양한 관점에서 경험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요리사라고 해도 반드시 홀(서비스) 경험을 해봤으면 합니다. 요리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접객을 할 수 없으면 가게 운영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손님의 상태를 살피며 대화할 수 있는 요리사가 되었으면 하고, 젊은 요리사들에게는 요리와 마찬가지로 손님을 ‘즐겁게 하는 기술’도 함께 배웠으면 좋겠어요. 손님이 즐기지 못하면 다음 방문은 없을 테니까요.
요즘은 요리사가 혼자서 소수의 손님만을 상대하는 형태의 가게가 늘고 있죠. 물론 그만의 장점도 있지만, 단골 손님 위주로만 운영하게 되면 새로운 손님이 늘어나기 어려워서 고객층의 확장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또 제자를 육성할 필요가 없다 보니 견습・수련이라는 형식으로 지금까지 계승되어 온 문화가 언젠가는 끊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ーーー앞으로의 목표나 비전을 들려주세요.
현재는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 프로듀스 형태로 출점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지 투자자 대표가 저희 가게를 무척 좋아해 주셔서 펀드를 조성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실현되었어요. 오래된 민가를 리노베이션한 일본 요릿집으로, 2025년 6월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가게 이름은 제 이름(모치즈키 히데오, 望月英雄)에서 두 글자를 따서 【츠키노 유우 / 月の雄】로 지었습니다. 건물은 75평, 정원은 120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로 설계 단계부터 관여했고 현재는 인테리어 공사와 메뉴 구성 등을 논의하는 단계입니다. 정원은 일본 정원 느낌을 원하셨지만, 대만은 연중 따뜻하고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아서 그 표현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다양한 규제나 비용의 장벽도 있지만, 현지의 자재와 식재료를 살린 일본 요리점을 제안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해외를 특별히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요리를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고, 일본 문화가 제대로 계승되어 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한정된 식재료와 진지하게 마주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일본 요리를 즐겨주실 수 있도록 매일 정진하는 자세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며,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묵묵히 계속해나갈 뿐입니다.
ーーー마지막으로, 모치즈키 님께 ‘맛있다’란 어떤 의미인가요?
식재료의 상태, 맛, 손님의 만족도, 가격의 균형, 이 네 가지가 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맛있다’가 태어난다고 생각합니다. 사계절의 숨결을 받아 가장 맛이 오른 ‘제철’의 한가운데 시기에 지나치게 손대지 않고 식재료를 살리는 조리법으로 만든 요리를 손님이 기쁘게 드셨을 때, 요리사로서의 보람을 크게 느낍니다.
저 자신도 손님으로 다른 가게에 갈 때, “굳이 이 시기에 이 식재료를 써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은 요리보다는, 제철을 놓치지 않고 그 식재료의 특성과 감칠맛이 느껴지는 요리를 만났을 때, 저도 모르게 “와, 맛있다!”고 감탄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철이라는 시기는 단지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유통량도 안정되어 있어서 시장 가격도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가 상승이 뚜렷한 요즘이기에 더욱, 식재료에 대해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될 수 있다는 점도 ‘맛있다’는 균형을 맞추는 데 있어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다’는 감각은 손님이나 요리사 각각에 따라 개인차가 있고, 어디까지나 주관에 맡겨지는 부분이지만 서로의 ‘맛있다’에 공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손님의 기호에 맞는 요리를 내지 못한다면 손님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어렵겠지요. 손님이 수많은 음식점 중에서 왜 【타게츠】를 선택해 찾아와 주시는지 저는 늘 고민합니다. 앞으로 손님들의 니즈는 더욱 다양화될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제가 추구하는 일본 요리를 정진해 나가면서도 그 방향성에 공감해 주시는 손님들을 앞으로도 소중히 대하고 싶습니다.
일본 요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다시’와 식재료의 감칠맛을 끌어내는 것에 진심을 다해 마주하며,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자신의 요리를 끊임없이 탐구하는【타게츠】의 모치즈키 히데오 씨. 다시와 식재료의 감칠맛을 깊이 추구하면 할수록 그 자체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고, 불필요한 것을 덜어낸 그 너머에 있는 진정한 ‘맛있음’을 향해 요리의 형태도 점점 변화해왔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수련 시절, 스승 덕분에 배운 ‘다도의 정신’과 미학으로 더해진 생각일 것이다. 진심 어린 환대를 통해 손님의 혀와 마음을 모두 만족시키는 공간이 되기 위해 선대들이 걸어온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그들이 길러온 식문화를 존중하는 자세에 마음을 기울이다.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온고지신)” 모치즈키 씨의 끝없는 도전에 앞으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취재・글/야나기야 유리
촬영/야스이 토모히로
일본요리 타게츠는 2015년 미슐랭 1스타를 획득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오모테산도역 근처의 한적한 곳에 자리한 가게 내부는 붉은 삼나무와 화강암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해 마치 마치야와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사계절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정통 일본 요리를 즐길 수 있다.




